알체라 황영규 대표 "3억대 이상 기기에 우리 AI 인증 솔루션 내장"

December 28, 2021

지난 6월, AI 전문 기업 알체라 홈페이지가 다운된 적이 있다. 세계 AI 4대천왕 중 한명인 스탠포드대 교스 앤드루 응(Andrew Ng)이 알체라를 언급, 어떤 회사인지 궁금한 외국인들이 알체라 홈페이지에 폭발적으로 접속했기 때문이다.

27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만난 황영규 알체라 대표는 이런 사실을 들려주며 "우리는 '현장'에 강하다. 휴대폰, CCTV 등 3억 1000만여대 디바이스에 우리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인증 솔루션이 들어가 있다. 금융 등 AI를 기반으로 한 얼굴인식 분야는 우리가 가장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알체라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인식 분야 국내 '간판' 기업이다. 회사 이름 '알체라'는 호주 원주민어로 ‘꿈의 시대’라는 뜻이다. 세계 시장에 AI로 꿈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2016년 6월 설립됐다.

특히 알체라 기술은 미국 산불 감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산불을 감시하고 있고 있는 PG&E(Pacific Gas and Electric)의 140대 카메라 중 46대에 알체라가 개발한 AI기반 화재감지 솔루션 ‘파이어 스카우트(FireScout)’가 시범적으로 설치, 운영중이다. PG&E는 미국 서부 최대 전력회사로 우리나라의 한국전력 같은 회사다. 최근 PG&E는 알체라 솔루션이 들어간 산불 감지 시스템을 실증하겠다고 밝혔다. 본격 설치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이다.

알체라는 실증 사업에 맞춰 야간 산불감지 기능을 새로 탑재, 24시간 산불 감지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또 지속적 학습 기법(CL, Continual Learning)을 활용해 산불 감지를 방해하는 도시 불빛, 자동차 전조등 등을 추가로 인식하게 할 계획이다. 알체라는 산불 발생 위치 추정 정확성도 높였다. 미국 대형카메라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활용해 연기가 솟아오르는 방향을 추정, 지도에 표시해주는 기능을 적용했다. 알체라 시스템이 산불로 인한 연기 발생 방향을 알려주면 미국 소방대가 즉각 출동해 화재를 진압한다.

미국은 산불로 연간 약 190조원의 피해를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황 대표는 “AI기술로 산불에 따른 미국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면서 "산불 관련 빅데이터를 연구하고 영상인식 기술을 고도화해 미주 대륙 전역을 대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알체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120여 CCTV에 AI기반 이상 상황 감지 솔루션 '파이어 스카우트'를 공급했다. 내년에는 이를 400~700대로 늘릴 예정이다. 황 대표는 "PG&E 대표가 알체라를 언급할 정도로 미국에서 우리가 신뢰를 받고 있다"면서 "미국법인 매출액을 포함해 오는 2024년까지 '파이어 스카우트'로 3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 예방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뿐 아니라 희귀 동물 사망도 막을 수 있다. 황 대표는 "호주에서 산불로 코알라가 6만마리 죽었다는 통계가 있다"면서 "AI로 환경과 지구를 보호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알체라는 새해 미국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출한다. 미국 사람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지 인증할 때 알체라 솔루션을 사용할 전망이다. 황 대표는 "미국 회사와 협력해 미국인들의 원격 PCR 인증에 우리의 AI기반 인증 솔루션이 적용된다. 하루에 3천건 정도를 인증할 수 있다. '아크(ARC)'라는 이름으로 새해 초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체라는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국내 메디컬 데이터 플랫폼 기업 제이앤피메디와 비대면 임상시험(DCT, Decentralized Clinical Trial) 솔루션 개발 및 시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알체라의 AI 영상인식 기술을 탑재한 비대면 임상시험 솔루션 ‘에어시티(AIIR CT, Clinical Trial)’와 제이앤피메디의 메디컬 데이터 플랫폼을 연동, 헬스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 알체라가 개발한 '에어시티'는 수기로 진행하는 임상 참여자의 본인 인증과 약물 복용 검증을 AI 영상인식 기술로 자동화, 임상에 사용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 황 대표는 "을지병원 등에 솔루션을 공급,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병원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헬스케어는 알체라가 주력으로 삼는 '4대 분야' 중 하나다.

알체라는 핀테크 사업도 정조준하고 있다. 전통 금융 외에 NTF로 주목도가 높아진 블록체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보인다. 금융기관 대상 AI 얼굴인증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에 더해 가장자산 거래소에도 공급하고 컨설팅도 시행한다. 황 대표는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도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사용하는 인증 등에 AI를 적용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알체라는 이미 금융권 AI 솔루션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권 고객을 타깃으로 한 AI 기반 인증솔루션 '에어아이디(AIIR ID)'를 토스, 저축은행 등에 공급했다. 특히 알체라는 비대면 본인인증 솔루션 기업 유스비(useB)를 지난 11월 인수, 금융권 시장 입지 확대에 나섰다. 알체라 계열사가 된 '유스비'는 금융권을 비롯해 보안·블록체인·법률 분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신분증 OCR(광학문자인식), 은행계좌 인증 등의 신원확인(KYC)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알체라는 유스비의 신원인증(KYC) 서비스에 AI 영상인식 기술을 접목, 가상자산 거래소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AI기반 얼굴인식 기반 기술에서 알체라 말고 또 누가 있을까? 한다"면서 "이 분야는 우리가 제일 잘한다"고 강조했다.

알체라는 AI 기반 얼굴인식 출입관리 솔루션 '에어패스(AIIR Pass)'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에어패스'는 AI를 적용해 출입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가려내 출입자 관리를 돕는다. 지난 9월 경영컨설팅 및 여신금융기업 케이클라비스의 여의도 사무실에 설치했다. 출입을 인증하는 카드는 도난 우려와 출입자가 반드시 카드를 소지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에어패스'는 이런 번거러움이 없다. 최근 알체라는 KT와 11억1100만원 규모 경찰청 영상관제시스템 구축 계약도 맺었다. 또 가수 인순이가 운영하는 해밀학교의 기숙사에 AI 관제 솔루션 '에어스카우트'를 공급했다. '에어스카우트'는 별도 설치 없이 기존 CCTV에 알체라 영상인식 AI 서버를 연동, 각종 위험상황에 대비하는 실시간 모니터링 관제 솔루션이다.

지난 8월, 알체라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시행한 얼굴인식성능테스트(FRVT)에서 출입국심사대 촬영사진 부문과 노화 인식 부문에서 국내 1등을 차지, 다시한번 기술력을 입증했다. 황 대표는 "세계 1등하고 점수 차이가 아주 미세하다. 핸드폰과 CCTV 등 3억대 넘는 단말기에 우리 솔루션이 들어가있다"고 힘줘 말했다.

황 대표는 AI제품 기능을 실증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감사했다. NIPA가 시행하는 'AI 식별추적시스템 구축 및 실증’ 사업에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선정, 참여했다. 사업 참여 기업 중 ‘우수’ 평가를 받은 기업만이 다음해에도 연속 참여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실증랩에서 시행한 테스트 때문에 우리 기술 수준을 명확히 알게됐고, 또 해외 시장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알체라는 이 사업을 통해 공항 출입국 관리 시스템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에 참여했다. AI로 공항 이용자의 안면 인식 뿐 아니라 공항에서 발생하는 특정 이상 행동까지 감지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최근 일어난 세종정부청사 게이트의 얼굴인식 시스템 오류를 안타까워 하며 "외산 솔루션을 사용하다보니 업그레이드가 제대로 안돼 발생한 사고"라며 "국내 솔루션을 썼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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